기도해 드리겠습니다.

2021. 10. 31. 15:58들길따라서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누군가 도움을 청할때 거절하거나 떼어버리기 쉬운 가장 편한 표현은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이 아닐까 하는데요. 

 

곰곰 생각해 보면

정말 이말이야말로 상대방의 요청을 거룩한 표현을 일언지하로 거절할 수 있는

최상의 표현이라 생각 됩니다. 제 3자로부터 눈쌀 찌푸리게 하질 않고, 온갖 생색은 다 낸 채

상대를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가장 좋은 말일듯 합니다.
그러므로 도움을 바라고 찾아온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며 다독이는 사람들은 솔직히 가증스러운 생각이 드는데요.

당장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것임에도 뭘 기도해 준다는 걸까요?

 

 

제가 길냥이들을 돌보아 주고 먹이를 줄때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동조를 해 주며

길냥이들을 무척 귀여워 하는 것 처럼 행동을 합니다. 뭐, 해치치않고 내 쫓지않는 것 만으로도 고마웉 일이지만.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쪽박을 깨트리기 일쑤입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라던지, 돈이 들지않는 근처

수도에서 물을 그릇에 부어주는 일이라던지 이런 것은 단 한번도 하지않으면서, 제겐 아주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이거 해주라, 저거 해주라"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이런 사람들 정말 싫습니다.

물론 그래도 간혹가다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이 사람들은 입으로 그렇게 하는 걸 대단히 큰 사랑을 베푸는 줄로 알고 있기도 하던데요.
제가 구청마당 에서 사는 길냥이인 돌이와 순이 먹이를 줄때, 구청 청사 주변 길을 산책하는 한 부인은 제게 칭찬을 늘어 놓습니다. 그리고서는 이렇게 하질 말고 집으로 데려가 기르라고 하네요~~@@

얼마나 불쌍하냐는 것인데... 그렇게 불쌍하면 자기가 델구 가서 기르면 될 걸 왜 저한테?

그 아주머니는 단 한번도 돌이나 순이에게 먹이나 물을 떠 준 적이 없는 부인입니다.

 

한번은 구청돌이 친구 순이가 어떻게 들어간건지 구의회 천장 안에서 울며 구조해 달라고 이리 저리 다닌다고 하네요. 

그래서 함께 근무하였던 옆의 직원들이 도와 주기를 바랬거던요...

그러나 아무도 제게 달려와 천장안에서 울고 있는 순이를 구조하는데 도와주질 않네요.

이 친구들은 평소 제가 돌이 순이에게 먹이를 주면 친한척 다가와서 "돌이야~~순이야~~"를 외친 사람들이었는데도... 그래서 앞으론 이런 사람들과는 상종안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그래봐야 작심삼일일테지만.)

 

어려운 사람들앞에서 "당신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라는 말은 앞으로 좀 삼갔으면 좋겠네요.

밥이 필요한 사람에겐 밥을 주고, 물이 필요한 동물에게 물을 주는 것이 정작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그냥 입으로 "저 사람이 밥 잘 먹고 행복하게 살게 해 주옵소서~~" 라며 기도만 한다는 것은 간혹 웃기는 짓으로만 보여집니다.

이런 입으로 기도만 하는 사람들 정말 싫은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식으로 기도하시는 분들은 신부님이나 목사님에게서 자주 보이더라구요. "자!자! 이리 와서 기도 합시다"하며서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해 주기를 바라듯...

그러나 남모르게 사람과 동물 자연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보면 감동되어 울컥하기도 합니다.

 

성경에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가 있는데 모두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착한 사마리아 사람으로 될때 사람들은 이승안에서 천국을 살아가고 있음을 체험 할 것 같습니다.

모두가 천국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부터....

(사진은 연천에 있는 고석정 꽃밭과 은하수 다리-유네스코등재 지질공원- 입니다.)

 

 

https://youtu.be/F2gnpp6xCGE(지난 여름을 추억하며...)

 

사람과 자연의 홈페이지

https://www.wild30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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