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29. 13:58ㆍ사람과 자연
더위를 별로 타지 않는 저이지만 올 여름은 많이 더웠습니다.
평년 같으면 상투적으로 "덥다 덥다..." 하였을 것을
올해는 "덥다" 라는 말도 하기 싫도록 몸이 녹아 나더라고요.
여름 휴가는 언제 다녀왔는지 아득한 기억밖이군요.
주말 산행은 좀 줄여 가까운 남산을 오르고
하산 하면서 남산 둘레길을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도 서너시간이 걸립니다.
비교적 평탄한 산행길, 산책길이지만
나무 사이로 비춰지는 뜨거운 햇살은 잡아먹을듯 맹렬하네요.
남산은 늘 행복감을 줍니다.
어렸을때부터 장충단공원에서 놀았고
장충단공원에서 남산을 오르는 계단따라 올라
남산 오르는 계단 옆에 있는 수영장에도 자주 갔었거던요.
군 제대 후 복학시절 내내 함께 공부하였던 과 후배가 세상을 떠났을때는
밤마다 한적한 남산 중턱에 앉아 울기도 소리치기도 하였네요.
물 한모금만 마셔도 등을 땀으로 젹셔주는 무더위때문에
좀 더 정직하게 말하면 아직 체력적으로 대여섯 시간 이상을 오르내리는
산행은 피하고 싶어 남산을 걸었지만 막상 걸어보니 자신이 생기는군요.
이런 행복감을 남산을 걸으며 무더운 여름을 취해 버렸습니다...
이렇듯 도저히 물러갈 기미가 없는 무더위가...
아... 하룻날 비에 그만 순싯간에 물러갔습니다.
이런 일도 벌어지다니 자연의 힘은 놀랍기만 합니다.
이젠 가을을 맞고 있습니다. 오늘 비엔 추위마저 느낍니다.
그래서 가벼운 가을 옷들을 꺼냅니다.
계절은 다시 이렇게 다가옵니다.
더위로 힘들었던 여름이 불연듯 추억처럼 여겨집니다.
계절 변화의 모퉁이에서 문득 멍해지기도 합니다.
바로 어제 바다에[ 다녀온듯 한데 벌써 스무날이 훨씬 넘어갔고요.
지난 빛바래 버린 여름을 생각합니다.
가을이 모든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좀 더 자연안으로 자연으로 저를 섞으려 합니다.
그러고보니 환절기입니다.
환절기라는 함정에 빠져 고생하는 분들이 없길 기원하고요.
모두가 건강 잘 챙겨 즐거운 가을
행복한 한가위 휴가를 누리며... 고대하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가을이 다가오는 기슭에 서서 가을을 마셔보자고요...
사람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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