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택에 심겨진 나무들...

2023. 5. 9. 00:32사람과 자연

아파트가 요즈음 대세지만 잘 정비된 단독 주택들도 많습니다.

저희 집에서 조금 가면 정말 살고 싶은 단독 주택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 깔끔하고도 잘 지은 주택들 중 일부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작고 예쁜 간판이 붙어 있기도 하거던요.

 

단독 주택들-단층이건 복층이건, 특징 중 하나는 작은 마당도 있고 또한

펜스에 붙어 있는 우체함도 있고 또한 나무도 있다는 점입니다.

마당이 좁은 집은 주로 대문 주변에 감나무가 주로 심겨져 있기도 하고요

 

https://youtu.be/46o1joHp7t0

감나무는 정말이지 가을을 잘 보여주는 나무입니다.

깊어가는 가을날 푸르른 하늘이 갈수록 인상적일때에

감나무에 열린 감들은 마치도 밤 하늘의 별자리처럼 주렁 주렁 열려

운치가 그만 이지요. 간혹 감나무를 심은 그런 집에 살고 싶었던 때도 있었고요.

 

우리 아파트 후문 앞에도 멋진 감나무가 있었습니다.

나무 연륜으로 보아 3-40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감나무였거던요.

가을이면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듯 크고 울창한 가지 마다 마디에

감이 가득 달렸었습니다.

 

지난 봄이 다 지나갈 즈음

그 주택이 모두가 이사 간 모양으로 텅 빈 상태에서

문짝을 뜯어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집 주인이 집을 팔고 이사갔는지

빈 집은 뜯기고 있네요. 언제 사람이 살았냐는듯이...

 

그리고는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보기도 좋고 늠름하였던 감나무가 베어지네요.

빈 집 문짝 뜯어내듯 그렇게...

이사갈 때 감나무도 캐어 갈수 없었는지

아파트로 이사간다면 감나무 가져 갈 수 없으니까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는 없었는지...

 

이런 저런 허망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들도 자신과 함께 살았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주인이 비료주고 물도 주고 한 걸 다 알고 있었을텐데,

저렇게 오래된 감나무를 캐어 이동 시킬 마음이 없었거나

또 이동 시키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에,

그냥 베어 버린 건가? 하는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이 헐리면 따라 베어져 버리고 마는 그 집을 풍요롭게 해 주었던 나무들

그런 나무들을 살릴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해 보았지만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제 자신은 어떤 결론도 낼수 없었습니다.

집에서 나무에 물을 주고 비료를 주었던 나무 주인들이

심겨져 있는 나무도 내 가족이다 그래서 이사가는 곳에다 데려다가 심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한, 나무는 생명체라기 보다는 귀찮은 짐짝으로 여겨질테지요...

 

(이 이야기의 대상이 된 감나무 입니다)

이제 건물이 다 지어져 갑니다.

다가구 주택을 짓는 것 처럼 보입니다.

주로 아파트 후문으로 들락거리며 지하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시키므로

그 집을 오고 가고 할 때마다 감나무가 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림처럼 잊혀져 갈테지요. 많은 나무들이 그렇게 잊혀 갔듯이...

 

 

 

 

 

 

 

사람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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