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거의 죽을 뻔한 돌이네 가족, 그 이후...

2022. 12. 6. 15:52사람과 자연

5년가까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이 더우나 추우나

평일에나 휴일이나 명절때에나

꼬박꼬박 한번도 걸르지 않고 먹이를 주었던

저희 구청 뒷마당에 사는 돌이네 가족(과 주변 길냥이 몇몇)에 대한 건데요

 

돌이는 2년전에도 갑자기 전염병에 걸렸는지

침을 흘리며 입에서 악취를 풍기며 골골거리고 있어

차로 태워 병원에 싣고가 치료해 주었는데

그때 질병은 강력한 것으로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하였을 것이라 하였지만

하루 병원 치료와 이틀 약을 먹이니 좋아졌습니다.

                                            

 

길고양이들에게 전염되는 전염병들은 면역체계가 사람과 다르므로 사람에게는 옮기지 않습니다만

고양이들끼리는 특히 길고양이들은 먹이가 없을때는 쓰레기통을 뒤쥐고  혹은 먹이를 공급하는 캣맘이 있어도

같은 장소 혹은 같은 그릇에 있는 먹이를 함께 먹으므로 서로 전염되며

일단 전염이 되었다하면 대개는 모두가 살아 남질 못하더라구요...

 

저희 아파트에서도 간혹 먹이주는 냥이들이 한꺼번에 다 사라지는 때가 있었는데

대개가 고양이 질병으로 모두 죽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전염병 중에는 범백이라는 고양이 질병이 있습니다.

고양이 범백이는 "범백혈구 감소증이라는 질병"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됩니다.

치사율이 아주 높아 길고양이들이 한번 걸리면 특별히 누가 데려가 치료를 해 줄 사람들이 없어

그 길고양이는 물론 그 지역의 다른 길고양이들도 감염되어 거의 다 죽는 아주 치명적인 고양이 질병입니다.

 

https://youtu.be/A24JZkgvNv4

 

돌이는 

제가 아주 몸이 피곤하여 차를 몰고 올 때에도

제 차를 알아보고 정차한 바로 인도 차도 경계선까지 달려와 야옹대며 머리를 비벼대는 그런 아이입니다.

또한 아기때부터 귀염을 받고 보살핌을 받아서인지 자태도 위풍당당하구요.

제 주관적이나 고양이들을 돌보다 보니 대개 숫놈들이 사람들에게 더 친화적이더라구요.

어떤 녀석들은 중성화를 시키면 더 친한척 사람들에게 다가오곤 합니다.

반면 제가 만난 길냥이 암컷들은 대부분 냉정하여 먹이를 줘도 잘 다가오질 않더라구요.

 

 

지난 설명절 후 돌이네 가족

(돌이, 순이, 순이 아들 까미중에서 돌이와 까미는 중성화 완료되었으나

순이 얘도 제가 아기때부터 먹이를 주었건만

순이는 사람들을 극도로 꺼려 먹이를 잘 비벼서 수풀안이나 정차된 차 바퀴 등옆에 두어야 가서 먹네요~~@@

그래서 까미 엄마 순이를 중성화를 시키려 오만가지 술수를 다 써 보았지만 여전히 실패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돌이에게 먹이를 주려다가 돌이의 행동이 아주 둔해보이고 침을 흘리기에

즉시 차에 태워 동물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고양이 감기라 하며 주사치료와 약을 지어 주기에 다시 돌이집에다 데려다 주었습니다.

증상이 조금 좋아졌는지 돌이는 집에 오자마자 순이랑 마당 너머 뒷동네로 마실을 가네요...

 

그 다음날에는 돌이를 보질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먹이만 먹이 통에 두고 집에 왔었는데요,

그 다음날 잠시 쉬는 중에 청사 주변을 산책하시는 아는 주민 한 분이 다가와서,

"돌이가 눈물 콧물 침을 마구 흘리다 눈물이 굳어 앞을 못보는듯. 

정차된 차바퀴에 머리를 이리저리 부딪치며 다니니 빨리 구조해서 치료해야 할 것 같다"고 전해 주었습니다만

그날도 돌이를 찾지를 못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오전 일찍 주변을 찾아 보았지만 돌이 집에도 돌이가 갈만한 주변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점심시간 후에 다시 한번 청사 주변을 찾아보다가 혹시 돌이 집안에 있으려나 해서 집 안을 들여다 보니... 아!

돌이집 안에 돌이가 까미와 함께 웅크려 있더라구요. 안나오려는 걸 억지로 잡아내어 병원에 싣고 갔습니다.

 

https://youtu.be/tprkGpt58FA?list=PLzu8YTF6XwIiANfn56E6CtZ3Z7hzKEEg9 

            (돌이 순이 부부입니다. 돌이는 중성화 완료하였으나  순이는 못하였습니다. 아이폰7) 

    (사실 돌이는 순이가 별로였거던요. 순이는 돌이가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도 맛있는 걸 매일 먹는 걸 알고나선, 더 적극적으로 무작정 머리통을 돌이에게 드리밀었는데요,

그러다 맞기도 수없이...

그러나 결국 돌이가 두손 두발 다 들어 돌이 부인인 "성동댁"이 되었다나요?

(윗 사진은 윗쪽 작은 고양이) , 아랫 사진에서는 왼쪽 갈색 점박이 고양이가 성동댁 순이. 

                 (돌이가 건강하였을땐 마치 로마황제처럼 비스듬히 기대어 먹이를 먹곤 하였건만... 아이폰7)

 

고양이들도 감기에 걸리는데 범백이처럼 바이러스에 전염되며 적어도 이삼주간은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돌이의 경우 눈은 고름같은 눈몰로 눈거풀이 붙어버렸고 코도 콧물로 막혀 입으로 침을 흘리고 있는 지경이었고

이러니 먹지를 못하여 탈수현상이 심해졌다며 수액부터 맞히고 입원을 시켜보자네요.

눈물로 눈거풀이 붙어 앞을 잘 못보는 처지로 돌아다니다보니 코와 입이 부딪쳤는지 상처와 피로 가득하네요...  

 

길냥이들은 함께 먹이를 먹으므로(친한애들 끼리는 동시에 머리를 맞대며 먹기도 하지만

대개는 힘센 놈들부터 먹습니다. 그러나 암컷이 새끼 냥이를 데리고 오면 숫컷들이 순서를 양보해 주더라구요...)

돌이가 감기에 걸렸다면 순이나 까미도 전염되었고 이웃 아파트에서 먹이를 먹으러 오는 블루 등도

감기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건강한 1년이 채 안된 순이 아들 까미도 고름같은 눈물이 눈에 고여있고

평소 원기왕성하던 블루도 기가 푹 죽은채 먹이를 얻어먹네요.

 

                                         (대장부처럼 늠름하고 멋진 돌이가 완전 개판이 되었네요...~~@@ 아이폰7) 

              (입원한지 8일쯤되어 돌이가 드디어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먹이는 죽을 먹여줘야 먹는다네요. 아이폰7)

                   (* 12일째 활동성을 보려 격리된 케이지에서 동물병원 실내로 자리를 옮겨 주니.

                       유리창 너머를 보며 나가려 하네요. 아이폰7)  

 

돌이는 동물병원에서 13일간 입원하였습니다.

그사이에 돌이네와 주변 냥이들을 위한 먹이에는 감기약을 섞었습니다.

순한 까미에게는 감기약을 먹이고 또한 안약을 넣어주곤 하였는데 아직 어려서인지 안약을 무척 무서워하네요^^

돌이는 극적으로 살아나 13일째 되던날 퇴원하였는데 입원비 치료비가 128만원이나 나왔네요~~@@

까미에게는 여전히 약을 먹이는데 코를 킁킁대면서도 잘 돌아다닙니다.

청사 주변을 산책하시는 주민들은 간혹

까미 코 안에 코딱지들이 엉켜있는채 산책하는 까미를 발견할 때는, 붙잡아 잘 닦어 주시기도 하고요... 

 

            (성동댁 순이 아들 까미는, 감기에 걸렸건 말건, 먹을때 제일 행복해 보입니다. 아이폰7)

(돌이 집 앞에 있는 산책도로 휴식처 입니다. 사람들이 산책 후 여기서 주로 강아지를 데리와 쉬는데,

돌이도 여기 오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먼저 가 앉은 후 부르니 달려와 풀밭에 않네요, 이때 나이가 만11살... 아이폰13프로)

                                                                      

범백이는 제가 예방 조치를 할수가 없더라도 일단 제 손에 잡히는 녀석들은 차선택으로 가을에 미리 감기 예방접종 해 주려고요.

그래야 그녀석들도 건강해져 좋고 저는 약값으로 돈이 덜 들어 좋고...^^ 그럴것 같네요.

 

황천길을 되돌아온 돌이는 아직 얼굴이 안좋지만 예전보다 더 이릿광을 부리며 머리를 비벼대곤 합니다.

이녀석들 잘 살아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풍성한 행복을 기원합니다.(2016.3.22)

 

(돌이네 가족 식탁대 겸용입니다. 아이폰 11)
(돌이 바로 앞 돌이 휴식처 아이폰 11)
(채수구함 겸 동시에 돌이 식탁대 아로 아래에 졸고 있는 돌이 아이폰11프로)

그 이후...

 

약 6년이 반이 더 흐른 2022년 10월 26일 아침에...

늦잠을 자고 있던 저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돌이가 구의회 뒤마당 풀섶에 쓰러져 있다나요?

다시 걸려온 전화는 거의 다 죽어가니 빨리 오라는 전화였습니다! 

 

(돌이 집 아래 아파트로, 마실 다녀오는 돌이, 떠나기 한달 전 모습)

이건 또 뭔 소리여???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돌이를 데리러 갔었는데요, 돌이는 이미 숨을 거의 거둔 상태였습니다.

뭔 이런 일이 다 있나요?

불과 한달 전에 돌이가 7일간 행방불명이 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매일처럼  밤 낮으로 시간날때마다 구청 주변과 돌이가 다녔던 영역을

다 찾아 보고 이름을 부르며 휘파람을 불러봐도,

돌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거던요. 

 

그러던 7일째 저녁에 구의회 직원이 "돌이를 찾았다" 하여 데리고 왔었는데,

이 지역을 11년을 누비고 다녔던 돌이가 불과 자기 집에서 2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주차한 차 밑에서,

크게 울고 있다해서 울음소리를 듣고 돌이인 줄 알아 찾았다는데요.

 

왜 거기서 자기 집을 찾지 못하고 그렇게 울고 있었는지...

우연히 열려 있던 다른 집에 들어갔다가 문이 잠기는 바람에 빠져 나올 기회가 없었던 건지 아니면, 

아는 사람으로 부터 유괴되었다가 탈출한 후, 방향감각을 못 찾아 크게 울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이 녀석은 제가 이름을 부르면 혹은 휘파람을 부르면 어디서던 놀다가도 나타나거던요.

그래서 자신도 크게 울면 우는 소리를 듣고 찾아 오리라 생각했을 겁니다.)  

 

(돌이와 순이 그리고 순이 아들, 순이는 3년전인-2020년에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동네 주민에게로 입양되었습니다 아이폰 10)

이렇게 어렵게 찾은 돌이가 10월 26일 아마도 새벽 즈음에 심장마비가 와서 쓰러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얼마전부터 심장이 안 좋은 징조를 발견하였지만, 제가 수술을 앞두고 있어 조속히 병원에 데려 가질 못하였거던요.

막내 아들과 같은 돌이가 이렇게 쓰러져 있었다니... 부랴부랴 돌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이미 거의 숨이 멎은 상태기에 병원에 데리고 갈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돌이가 좀 더 나이가 들면 집으로 데려와 좀 더 안락하게 살펴주고자 했는데요. 이렇게 불현듯 불시에...

 

돌이는 저희 집 거실에서 이틀을 머무른 후 금요일 밤에 동물 장례식장에서 화장했습니다.

집에 와서, 구의회 직원이 한달 전에 찍었다며 제게 보내준 돌이 사진을,

좀 확대해서 보다가 그만 눈물이  마구 흘러 내리네요.

그간 참았던 눈물이기도 하며 또한 한달 전의 돌이 모습을 확대해 보니까...

돌이가 만11년 6개월을 더 살면서 겪었던 세월의 풍상의 모습이 확대돤 사진에서 그대로 보여졌기 때문입니다.

 

(떠나기 한달전 사진과 그 사진의 확대)

매일 머리 비벼주고 눈물 닦아주고 코딱지 떼 줘 깔끔하고 귀엽게만 보였던 돌이 모습이, 그 돌이 얼굴을 자세히 보니,

세월의 모진 풍상을 겪은 자국들이 여기 저기 새겨져 보여져 그만 가슴이 미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모든 생명체가 나면 떠나게 마련이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마지막 날을 생각하며 삽니다.

마지막 날에는 모든 피조물이 완성되어 서로가 서로를 섬기며 사는 삶을 믿기 때문에 슬퍼도 너무 슬퍼하지 않고,

그날을 기다리며 살겠기 때문입니다.

그날에는 먼저 떠나신 저희 부모님은 물론 이지만,

우리 제키들, 재키 그리고 내가 돌봐준 고양이들 모두를 만나게 되리라 고대합니다.

 

 

(로마서 8장: 19, 21)

19 사실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21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

 

(PS: 돌이 유해는 서고에 보관 중입니다. 날씨가 풀리고 제 몸이 회복하여 좀 여유러워지면,

제키들과 그동생 재키가 묻혀 있는 부모님 산소에 묻어 줄려구요,)

 

 

 

 

사람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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