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영감이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다고

2022. 11. 21. 14:04사람과 자연

 

(커피마셔 너무 기분좋은 재키형 제키-월악산에서)

 

십년이 넘은 어느날

통장님에게 업무와 관련하여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가게에는 통장님은 계시지않고 아주머니만 계셨습니다.
 
"어디가셨어요?"
"그 꽁생원이 어딜가던지 말던지를 내가 어찌 알어?"
"그럼 말씀이 어딨어요?? 싸우셨구먼요^^"
 
그러자 통장님의 여인께서는 한숨을 내 쉬시는 겁니다....
"나하고 싸웠다면 내가 나가버리지 여기 앉아 있겠수???
.....오늘도 자기네 아버지에게 얻어맞았으니...."
"통장님 연세가 얼마신데 아버지에게 얻어 맞다니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좀 민망한 웃음을 지으셨지만 즉시 정색을 하시며 말씀하시는 거였습니다.
 
"내 말좀 들어봐요..
우리 그 양반과 결혼하고 나서 내가 깜짝 놀란 것이 뭔지 알아요??"
"............~~@@ ... 뭔데요?^^"
 
"어느날 자기 아버지하고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 사유야 내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서로 목소리가 퉁명스럽게 마구 오고갔었던거지"
"......."
"그러다가 통장님의 고함소리가 들리는게 아니겠수?
 
'왜 때려요?? 말로 하지,
툭하면
다 커서 장가간 아들 이리 마구 때려도 되요?'
 
"아니 이 넘아,
장가 가면 니가 내 애비나 된다더냐??"
하는 부자간의 주고받는 소리들이.....

 

결혼하고난 얼마후 통장님은 모시고 함께 살던 자기 아버지와 다퉜다는 겁니다.
다투다가 화가난 통장님의 아버지는 통장님의 머리통을 마구 쥐어 박았고
빗자루로 통장님의 등짝이며 엉덩이를 후둘겨팼다 합니다,....
이런 일은 결혼 후 신혼생활중에서도 한두번도 아니었다는 거지요.
그래서 아주머니도 화가나서 통장님에게 그랬답니다.
 
"아니 당신 나이가 몇살인데,
그리고 장가가 며느리도 한집에 함께 있는데 어떻게 아버님이 이런 당신을 줘 팬답니까??
나라도 나서 아버님께 싫은 소리를 좀 해야겠네요... 나참 ~~@@"
 
그러자 통장님은 풀 죽은 소리로
"그냥 내버려둬...
저 영감님이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겠어??
그냥 멋대로 나를 줘패면서 즐겁게 사시게 냅도요..."
 
"쯧쯧.... 이런 부자가 조선 팔도 어디에 또 있겠수???"
 
그리고 난후 30여년 안팎이나 더 흘러
제가 통장님을 찾아간 10여년전의 그 때는  
통장님은 환갑을 바라다 보는 연세가 되셨고,
통장님의 영감님은 90을 바라다 보시는 연세가 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아직도 아버지에게 맞고 사시는지~~@@    
아침에 아버지와 싸우다 얻어 맞고 화가 나서
집을 나가 어디에 계시는지도 모른다하네요~~~@@
 
아주머니는 그러면서 웃습니다.
 
"저 영감이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 하더니
자기가 먼저 골로 갈 것만 같구먼..
저이 아버님은 아직도 정정해여...
통장님은 잇빨이 흔들리니 시리니하지만
저 영감님은 아직도 이빨하나 빠진게 없다니까...."
 ...
 

그 통장님은 아직도 자기 아버지에게 맞고 사시는지 궁금합니다만
아마도 틀림없이 아직도 맞고 사실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퇴근길에 잠시 들려
"아직도 자기 아버지한테 맞고사는지" 물어보아야겠습니다.(2014.5.22)

(20152014. 5. 22. 00:32

       2014. 5. 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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