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일 없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와

2023. 12. 28. 17:00사람과 자연

제가 난 기르기에 눈이 왕창 멀었었던

난 기르기 왕초보때의

이야기입니다.

 

 

간혹 장충단 공원과 남산 산책도로를 산책 후
인근의 신당동 성당에서 잠깐 묵상을 하곤 집으로 오곤 하였을 때

 

남산을 산책할 때 난 같이 생긴 풀이라도 있으면

"혹시 저거이~~난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지나가다가도 한두번은 더 보곤 하였습니다.

 

https://youtu.be/Uzqh6dptL4c

 

신당동 성당에서 묵상하고 정문으로 나오다가 갑자기 성당 정문 옆 성모상이 눈이 띄었는데

<오! 알렐루야~~> 성모상은 소나무 아래 있었으나 성모상 발아래는 난들로 무성함이 눈에 띈것입니다.

<그려 주님께서
그래서 나를 이 성당에서 묵상하고 가도록 인도하셨던 거여~~>

 

 

앞뒤 좌우를 둘러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성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성모상 발아래에 무성한 난들 중 제일 좋아보이는 것들 중에서 

몇 줌을 힘껏 뽑아 재빠르게 잠바 지퍼를 열고 잠바속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물론 그후 지퍼는 목가지 끝까지 올렸지요. 그리고 아무일 없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그 난들과 함께 딸려온 소나무잎 낙엽들이 배와 가슴을 바늘로 찌르듯 찔러대어 아파 죽을뻔 하였습니다

죽도록 아팠던게 어디 배와 가슴뿐이었겠습니까?

제 두 손 역시 소나무잎 낙엽에 마구 찔려 며칠동안을 업무공백으로 넘겨야 했습니다.  

이런 슬픈 사연을 누가 꿈이나 꾸었을까요? 직원들에겐 산소 벌초하다가 그랬노라 하였거던요~~@@)
그 뽑아온 난을 비싼 화분에다 정성껏 심고 가꾸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난에 대하여 눈이 트여지고 난후에야
제가 성모님께 일방적으로 양해를 구하고 몇 줌 뽑아온 난은 난이 아니라 풀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름하여  "맥문동"~~~

수선화과에 속하는 들풀인데 꽃이 아름답고 생명력이 강해 공원 등 길가에 많이 심어 놓기도 합니다.

 

DSC_6177-7.JPG
1.41MB

 

인간에게 탐욕이 일때엔
평소 믿음의 모델 운운하며 칭송을 드렸던 성모님이 곁에 계시던 마시건^^
수호천사가 저를 보호해 주건 말건 정작 본인에게는 아뭇것도 눈에 뵈질 않는 법인가 봅니다.

 

그 맥문동들은 미련없이 길가에 심어두었지만

남산이나 장충단 공원을 산책하며 돌아오는  길에 자주 들렸던 신당동 성당은 그 이래로

두번 다시 가질 않았습니다. 가지 않은게 아니라, 가지 못해을 겁니다만...

 

 

모두 행복한 연말 연시 되시길 바랍니다

또한 평화를 빕니다

 

추신 :
그 후 지은 죄에 대해서 천주교인답게 고해성사는 봤느냐구요?
물론 그 항목에 대하여 고해성사를 보고자 준비를 하고

고해실에 들어 갔었지만
아...
그 항목은 고해실을 나와 자리에 앉고서야 생각이 났었습니다.

그래도
당시 손으로 힘껏 잡아 뽑은 맥문동과 함께

옷안으로 마구 딸려 들어온 말라 비틀어진 소나무 잎사귀 땜시로

저의 두손과  배와 가슴은 한동안 깊은 통증과 온통 멍들은 몸이 었기에...

보속으로 이미 그걸로 다 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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