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8. 04:11ㆍ들길따라서
북한산을 내려오다
영취사에서 잠시 머물러
절에서 제공하는 약차를 마시며
쉬고 있었습니다.
한무리의 일행이 영취사 뒷편으로부터 내려와 잠시 쉬자며
배낭을 풀어놓고 저마다 자리에 앉아 약차를 받아 마시고 있었는데
그들 중 한 사람에게 그만 제 시선이 머물게 되었습니다.
아!
그 사람이 어떻게
"나의 그리운 사람"과 그리도 닮았는지요
눈, 코, 입 얼굴 그리고 머리카락까지도 모두가...
저는 쉬고 있다지만
사실은 숨이 막혀가고 있었네요.
차도 다 마셨고 쉴만큼 쉬었지만 저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고
그 일행이 내려갈 때 같이 내려가고자 하였습니다.
한참을 내려가야 하는데 그 일행과-정확히는 그 사람에게 저는
무심한척 앞서거니 뒷서거니 조율을 하며 걸었습니다.
산을 다 내려와 그 사람이 자기의 일행과 식당을 찾아 떠나간 후
그제야 빈가슴을 안고 저도 버스를 탔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나의 그리운 사람"은 내 가슴 안에 살아있었나 봅니다.
문득 문득 이렇게 저를 찾아오는군요
(위 억새밭 관련 모든 사진은 '하늘 공원' 입니다.)
모두가 다 그럴까요?
그러나 대개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제 가슴 안에도 제 그리운 사람이 있습니다.
시인의 언어처럼
"언제까지 라도 부르다 죽을" 나의 그리운 사람이
그 언제까지라도...
(2015.12.6)
사람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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