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 수장 알렉세이 2세 총대주교 타계

2008. 12. 16. 09:30가톨릭세상보기

가톨릭과 관계, 상호 협력 변함없이
 
러시아 정교회 수장 알렉세이 2세 총대주교가 4일 모스크바 인근 자택에서 심장 질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79살.

 알렉세이 2세 총대주교는 약 1억1000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와 옛 소련연방 국가 정교회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다. 소련연방 붕괴 직후인 1990년 총대주교가 된 그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 침체된 정교회를 부흥시킨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성당과 수도원, 교육기관 등을 다시 열어 정교회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또 정교회 전통을 되살려 소비에트 붕괴 후 혼란에 빠진 국민들에게 영적 안식을 주며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이 7일 모스크바 구세주 예수 대성당에 마련된 알렉세이 2세 총대주교 빈소에서 고인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전 세계 가톨릭인들은 고인을 위한 정교회 형제 자매들의 기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5일 띄운 조전(弔電)에서 "고인은 극심한 이데올로기 탄압을 받은 러시아 정교회를 재탄생시키느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특히 유럽에서 인간과 복음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운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부음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갖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교황청 일치평의회 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도 "러시아 정교회와 가톨릭 사이에는 여전히 도전과 장애물이 있지만 고인은 가톨릭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교회는 고(故)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러시아 사목방문 의사를 몇 차례 피력했지만 끝내 초대하지 않았다. 정교회는 "총대주교는 가톨릭이 정교회 신자들을 개종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기 전에는 교황을 만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 이후 두 교회 사이에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지난 5월 러시아를 방문해 총대주교를 만난 뒤 "두 교회의 긴장 관계는 상호 협력의지로 대체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교황은 총대주교에게 보낸 서한에서 "두 교회가 깊이 대화하면서 그리스도교 가치를 증진하고 복음의 증거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을 공유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교회 수장의 만남은 아쉽게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교회 관계는 이제 화해와 협력 분위기로 전환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러시아 정교회는 6일 임시 최고 지도자로 메트로폴리탄 키릴 대주교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바티칸시티=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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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0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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