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6. 00:06ㆍ가톨릭세상보기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에제47,9)
지난 3월8일(월), 우리는 전국의 가톨릭 사제 1천 백여명과 함께 예언자적 소명과 사제적 양심으로 이 정부의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12일(금),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도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였습니다. 이러한 한국 천주교회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와 반대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생명 경시풍조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한 사회가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하는 공동의이익과 선을 위한 가치 기준이 있으니, 그 것은 바로 '생명'의 가치입니다. 이 정부는 생명의 가치보다는 물질의 가치, 풍요의 가치, 소비의 가치, 개발의 가치, 자본의 가치에 더 기울어, 죽어가는 강과 그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단양쑥부쟁이, 수달, 재두루미, 꾸구리, 남생이, 얼룩새코미꾸리 같은 자연 형제들의 신음소리에 귀 막았습니다.
우리는 오늘 다시 이 곳 명동성당 들머리에 섰습니다. 한국 천주교 사제들과 주교들의 환경파괴와 생명경시 풍조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과 우려를 단지 소통의 부재로, 단지 일방적으로 설득하면 넘어갈 수 있다고 여기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 정부에게 우리의 외침은 창조주 하느님의 생명 가치에 대한 선포이자, 종교인의 양심선언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기 위해 모였습니다.
강은 단지 흐르는 물이 아닙니다. 어항이 아닙니다. '강'에는 땅과 물과 동.식물, 그리고 주변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을 비롯한 모든 공동체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강은 산과 들과 갯벌과 바다를 연결하는 자연의 메신저입니다. 때문에 그 강가의 모든 생명을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일은 우리 신앙인들의 몫입니다. 의무입니다. 소명입니다. 정치적 개입이 아닌 "사회적 부정행위와 기만적 술책에 대항하는 정의의 요구"(가톨릭 교리서 1916항)입니다.
우리는 이 강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임을 느낍니다. 속살이 드러나 파헤쳐지는 강과 강변, 강 바닥의 아픔이 마치 우리의 겉살과 속살을 벗겨내는 것 같은 처절한 아픔을 느낍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느꼈을 그 고통입니다. 강의 죽음도 또 다른 십자가상 죽음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죽음의 공포와 생명 경시 풍조, 그리고 육중한 물질과 물량중심의 경도된 가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기도하며 실천할 것입니다.
- 우리의 요구와 다짐-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의 사제·수도자 5005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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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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