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2. 00:47ㆍ포토갤러리
중년에 들어설 무렵
중년을 아름답게 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거울을 보았습니다. 거울안에 비친 제 얼굴의 피부를 보다 싱싱하게 해 주고싶은 생각듭니다.
사실 제 얼굴은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하였는데... "중년을 아름답게..." 운운하는 글을 읽은 후론 여러가지로 저 자신의 건강 등에 대하여 신경이 쓰여지는 겁니다.
우선 치아검사부터 하였습니다.
딱히 손댈 필요없는 치아였지만 보다 깨끗한 치아를 보존하여야 겠다라는 생각에 치과에 들려 치아 전반에 걸쳐 검사도 받고 스케일링도 하며 잇몸을 약간 파내려간 치아뿌리 몇개도 보정하였습니다.
적잖은 돈이 들었음은 물론입니다.
그런데 보정하고 난 후에는 음식을 왼쪽 어금니로 씹을때 통증으로 힘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웬일일까하며 치과에 들렸더니 "어금니 한쪽에 금이 생겼다"는 겁니다.
그동안 멀쩡하던 어금니가 왜 갑자기 금이갔다는 걸까 하며 생각을 해보니 부식되었다던 제 치아뿌리들을 치료한다며 이빨을 여기 저기 망치같은 것으로 두드리며 치료를 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치과 의사는 그러나 "별것 아니니 살살 잘 사용하다가 나중에 다시 보자" 하는 겁니다.
"중년 가꾸기용으로 치아 점검하다가 엉뚱하게도 어금니에 금이가 요즘은 음식을 오른쪽으로 주로 씹습니다. 생각할수록 억울합니다.


"이 얼굴도 늙어가겠지..." 불현듯 죄송하게도 정주영 전 회장의 거무틔틔한 얼굴이 떠 올랐습니다.
"그런 얼굴은 내겐 절망이여..."
그래서 백화점으로 가 별도로 개설된 유명 화장품 매장에서 지도를 받아 스킨과 로션을 받았습니다. 으례 그렇듯 이런데서 뭘 상담하자면 좋은 물건이라지만 늘상 바가지 쓰고 나오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제 자신의 얼굴에 관한 것이니 좀 비싸더라도 기분좋게 사가지고 나와서 매일 면도할 때마다, 세안할 때마다 열심이 스킨이며 로션이며 발랐습니다.
믿을만한 메이커에서 내놓은 다른 제품들보다 훨씬 비싼거라 그런지 서비스로 주는 "화장 팩"도 받았습니다.
산에 다녀올 때엔 땀을 많이 흘렸기에 샤워 후엔 화장 팩까지 하였는데요~~

"이크 요건 또 모냐?~~@@"
한쪽 얼굴에 뭐가 나는 겁니다. 그러더니 고것이 새끼를 치듯 두어개가 더 생겨나더라구요.
그래서 이 방자한 것들을 없애기 위하여 더 좋은 제품을 구해 아주 열심히 발라대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갔음에도 그것들은 없어지질 않았습니다. 피부과에 가보니 모공이 피지가 어떠니, 거시기가 어떠니 하면서
딱 부러지게 치료할 만한 것은 없다라는 거였습니다.
더 심하게 커진 상태로 남아있으면... 그래서.... 그것때문에 절망이 들어 얼굴을 들고 다닐수 없다고 판단되거던....
"내게 오라, 레이져로 지져서 없애버려주겠다..." 합니다.
"모 이린 거시기한 의사가 다 있노~~@@"



한달여전 거울을 보면서 결심하였습니다.
"이 꼬라지에 몬 화장 팩을 하고....고급 스킨과 로션, 에센스를 발라댈까나?
그 돈으로 길냥이들 간식이나 더 좋은 걸로 사줘야겠다"
사 놓은 스킨, 로션, 에센스 등등을 다 발라 떨어졌을때 미련없이 그동안 사용하였던 소위 고급 제품들을 버렸습니다. 그냥 평범한 스킨과 세안용 클린져(액체 비누) 하나만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얼굴관리에 신경을 쓰지않았습니다.
그런데 한달정도가 지난 후 우연히 얼굴에 생겼던 여드럼도 아닌 것이 건방지게도 얼굴 한 모퉁이에 자리한것들 네개가 대부분 사라져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아직 두개 정도가 아주 작은 상태로 버티고 있으나 이 놈들도 기세가 꺽여보였습니다.

DJ DOG의 머피의 법칙이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그냥 제 꼬라지대로 살다가 어디 이상이 생겼을때나 병원에 가면 될 것을, 어느 싸가지없는 작가가 쓴 글에 빠져...아름다운 중년을 만들어보겠다면 쓸데없이 돈을 써대다가...
이빨에 금이가구요... 얼굴엔 여드럼도 아닌 것이 여드럼처럼 무엄하게 솟아나 신경많이 써 대고요...
그런데...
고개돌려 예전처럼 살아가니 제 얼굴로 되돌아 오네요.~~@@


이번에 일어난 요상한 일들은... 그냥 제 꼬라지대로 살아가라는 것으로 알아듣습니다.
사실 제 꼬라지는 이것 저것 손을 댈 필요없는 그런 꼬라지거던요. 자랄때 이런 꼬라지를 친구들은 모두 부러워하였는데.... 다른 꼬라지로 만들고자 애를 써댔으니 얼굴꼬라지도 열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이것 저것 마구 쳐발라 얼굴 피부가 제대로 숨도 쉴 수 없도록 한 것에 대하여...
제 얼굴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까요?
하여 이제는 시치미 딱 뗀채 예전처럼 제 꼬라지대로 살아가겠습니다.
제 꼬라지대로, 제 꼬라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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