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3. 00:55ㆍ카테고리 없음
먹고마시는데 이골이 난 직원 하나가 슬쩍 알려줍니다. "건너편 시장에 횟집에 생겼다네요. 김주사가 한턱 쏜다하니 먹고 가세요~~" 그 말에 속으론 (("저 놈이 뭔데 한 턱을 쏜다는 기여? 저 놈 쏘는 총알에 맞아 이승을 떠나는건 아녀?")) 하였습니다만 처갓집이 부자라며 툭하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한턱을 쏘는 직원인지라...
사실 저는 회는 별로 안좋아하거던요 그래도 가는 길에 딱 한 접시만 해 치울 요량으로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직원들과 함께 퇴근 후 청사 문을 나섰습니다.
(고창 - 선운사)
횟집은 사람들로 가득하네요. 경기가 안됩네, 비정규직이 대다숩네... 징징거려도 퇴근길 술집이나 횟 집은 언제나 "꽉~~" 입니다. 퇴근 후 늘 혼자 빠져나가서 그런지 직원들이 저를 에워싼채 술잔을 채워주네요. 그리고는... 이 놈이 이거 한번 잡숴봐~~ 저 놈이 저거 한번 잡숴봐~~ 하면서 회를 하나씩 입에다 물려줍니다.
제가 제 입맛에 맞는 걸로 골라 먹겠다는 걸... 억지로 요상한 횟덩이를 입에 물려줘 할 수 없이 씹었는데... "어이쿠 이건 뭔데 가시가 있는거여???" 가시만 있는게 아니라 그 가시가 제 잇몸과 잇빨 사이를 찌른 건지 빅힌건지 엄청 아픈거였습니다. 내가 알아서 골라 먹겠다는 걸... 억지로 입안에 넣어줘... 이게 모냐???
(고창 - 선운사 가는 길)
그랬더니 저마다 지가 넣은 것들은 그냥 회라는 겁니다... 회던지 가시박힌 회던지 이젠 그런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잇몸이 덧나기 전에 빨리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겠네요. 싸가지 없는 놈들...가만히 있는 사람, 뭐 한턱 쏜다며 델구와 놓고는 경만 쳐놓네 그려~~ 그래서 먼저 간다며 부랴부랴 인사하고 앞 건물의 치과에 들렸습니다.
간호사는 "우리 치과는 임플란트 전문치과라서... 선생님이 그런건 안 봐주실텐데요... " "그래도 한번 여쭤봐 주십쇼..." "지금 퇴원 준비 다 하셔서... 다른 병원을 알아보세요..." 제 잇빨은 아직 인플란트로 교체할 기미가 안보여 그런건지 간호사는 단호하게 거절하네요...
앞 건물에도 치과가 있으니 "그래 간다 가... 너희만 치과냐?" 하며 앞 건물의 치과로 갔습니다. "어머 지금 오시면 어떻해요? 퇴원 준비 다 끝났는데요... 내일 한번 더 오시던가~~" 시간을 보니 18시 25분인겁니다. 아니 뭐가 퇴원시간이여? 하고 물어보니 18시 30분 이랍니다. 지금은 25분 아녀??? 그래도 안된답니다. 허탈하게 그 치과의원을 나와 집방향으로 내려 왔습니다.
집으로 올라가는 네거리 건물에 치과가 두서너군데가 더 있기 때문이었거던요. 그래서 치과로 들어서니 그 치과는 말끔히 정리가 다 된 상태네요... "선생님 퇴원하셨어요... 저도 곧 나갈건데..."
(제주도 -우도)
(선운사 - 아래도 같음)
. .. 나쁜 X
입에서 욕이 나오는군요... 욕대신 그냥 주둥이를 콱 쥐어박고 싶은 생각도 굴뚝 같습니다. 벌써 18시 40분이 다 되어 갑니다. 무슨 놈의 치과가 18시 30분에- 문을 닫는다냐. 마지막으로 그냥 치과에 들어갔습니다. 그게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선 마지막으로 있는 치과였거던요.
"어머 선생님 퇴원하셨는데요...
어쩌지? 멀리 안가셨을 것 같은데...
전화 한번 해 볼게요 오실 수 있을런지..."
전화를 하더니 되돌아 오신답니다....
(아이폰 6 사진, "천년의 제국 아 고구려!" 기마로 보여주는 대서사극, 보시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겁니다.)
(아이폰 6 사진, 저녁 숙소에서 세면 후 무심코 바다를 바라다보다가...)
(아이폰 6 사진, 목단, 서초동 인재개발연수원 정원에서)
...
뭐 여긴 뭔데 이린 치과 의사도 다 있노?~~@@
퇴원한 의사가 집에 가다말고 되돌아와 잇몸에 빅힌 가시를 봐 준 치과의사... 이 양반이 처음입니다.
아마도 다른 대다수 의사들 중에서도 이린 의사는 처음일 것 같습니다.
(아이폰 6 사진, 목단, 인재개발원 정원에서)
(아이폰 6 사진, 목단 인재개발원 정원에서)
그 날 이후 그 의사는 5년째 제 잇빨 담당 의사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제도 ... 치료받고 왔습니다. 이 나이에... 창피하지만 충치가 두개 등등이 생겼다나요?
그래서 두말없이 쓸데없는 것들은 다 파내라고 하였습니다.
그냥 스케일링하러 갔다가 잇빨 수리하고 왔네요. 월요일에 다시 오랍니다.
(아이폰 6 사진, 즐거운 길냥이 "나비와 돌이"... 산책같이 하면 가다가 좋아선지 뒹굴곤 합니다.~~)
(제주도 - 우도)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합니다. 모든 불자들이 부처님처럼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경외감을 가졌으면 좋겠군요)
알고보니 그 의사 우리 성당에서 노인들을 위해서 해마다 무료로 진료및 치료해 주는 의사였네요.
이런 의사들 정말 좋습니다. 얼굴도 잘 생겼구요.
(의사 얼굴 잘 생기면 간호원이 좋아할 일이지 제가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만~~)
이런 의사들 같은 의사들이 좀 많아 졌으면 좋겠네요. 이런 의사들 더욱 많아져 아프리카에도 좀 가 줬으면 좋겠습니다.
제 잇빨 담당 의사님 부디 만수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람과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