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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네티비티 스토리'

사람과 자연 2006. 12. 13. 14:43

 

성경에 충실한 예수이야기

새영화 '네티비티 스토리'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감독 멜 깁슨·2004년)에서 느꼈던 ‘낯섬’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네티비티 스토리-위대한 탄생’(감독 캐서린 하드윅)을 본 뒤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다. 두 영화 모두 종교영화지만 접근법과 감독의 의도는 사뭇 다르다. 예수의 마지막 12시간을 그린 ‘패션…’은 예수의 수난에 대한 잔혹한 묘사를 통해 ‘인간적 예수’에 촛점을 두면서도 당시 유대사회의 모순과 당대 인간들의 욕망을 지나치지 않고 담아낸다.

이에 비해 ‘네티비티 스토리’는 원전(성경)에 충실한 기독교 영화로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다빈치 코드’(감독 론 하워드)의 불온성에 대해 반발이라도 하듯 할리우드는 다시 ‘네티비티 스토리’를 제작했다.

이 영화는 사상 최초로 바티칸에서 시사회를 가져 화제가 됐었다. 당시 마리아 역을 맡은 케이샤 케슬-휴즈는 실제로 임신 중이라 시사회에 참석을 못한 것으로 전해져 흥미를 모았다. 캐이샤 캐슬-휴즈는 ‘웨일 라이더’로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다. 이미 ‘나자렛 예수’에서 마리아 역을 했던 올리비아 핫세와 비슷한 분위기면서도 그 보다는 다소 투박한 매력이 있다.

하드윅 감독은 ‘13’으로 선댄스 감독상을 수상한 주목 받는 여류감독. 하드윅 감독은 “나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보다는 좀더 포괄적으로 대중들에게 공감이 가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대중적인 영화를 종교적인 관점 뿐 아니라 일반인의 관점에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는 예수 탄생 이전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우선 흥미를 끈다. 종전의 대다수 기독교 영화가 ‘예수’의 이야기에 몰두했다면 이 영화는 예수를 낳은 마리아와 그 남편 요셉의 이야기를 다룬다. 16살 마리아의 잉태와 그 과정에서 당혹스러웠을 요셉의 스토리는 극적 요소가 풍부하다.

기원이 시작될 무렵, 헤로데왕의 가혹한 독재정치는 점점 더해가고 세금과 가난으로 인해 유대에는 메시아의 탄생을 예언하는 자들이 늘어만 간다. 한편 가난한 마리아의 아버지는 마리아를 목수 청년 요셉과 결혼시키기로 한다. 그것은 그들 가족의 안전과 마리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 그러나 아직 16살에 불과한 어린 마리아는 갑작스런 결혼 이야기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올리브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던 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찾아온다.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하나님(하느님)에 의해 선택 받은 자라 칭하며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 하고 그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고 예언 한다. 21일 개봉.

문화일보 엄주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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